질적 연구자료 및 자료수집 방법으로서의 문서
지금까지 저는 질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데이터 수집하는 기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보통 연구자들은 인터뷰와 관찰법을 사용하여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제시된 연구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문서를 통한 자료수집은 연구 참여자나 연구 대상물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이나 접촉을 통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입니다. 오늘 저는 질적 연구 자료 수집의 또 다른 방법으로 문서를 활용한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려 합니다.
문서란 무엇일까?
문서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의사소통을 위하여 글이나 기호 등을 주로 사용하여 나타낸 것을 의미합니다. 문서의 역사를 보면 인류의 역사와도 그 맥을 같이한다고 봅니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 인류가 주로 사용하던 비석, 암벽, 나무, 목간, 죽간, 금속 등 넓은 범위에서 다 문서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컴퓨터나 각종 정보화 기기 등 디지털 파일 형태도 문서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문서는 질적 연구와 관련된 모든 형태의 손으로 작성된 문서, 컴퓨터로 작성된 문서, 각종 인쇄물 등이 포함되며, 연구자의 문서에 나타난 글이나 기호 따위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노력을 통하여 연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어느 학자는 문서의 범위를 좀 더 확대하여 각종 인공물, 영화, 사진, 비디오, 동영상, 등을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형사가 자신이 맡은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여러 정황을 살피고 주변인을 찾아가 탐문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판단되는 각종 정보를 수집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노력과 많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서를 통한 자료수집은 단순하게 서류화된 문서, 인쇄물, 그리고 디지털 형태의 파일뿐만 아니라 모든 상징적인 자료의 수집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문서의 다양한 종류 살펴보기
질적 연구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문서의 종류로는 개인문서, 공적 문서, 인공물, 연구자에 의해 작성된 문서, 온라인 형태의 문서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개인문서는 일반적으로 개인 활동, 경험, 가치관, 신념 등이 묘사되어 있는 연구 참여자나 대상자 개인이 직접 작성한 문서로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이 드러나 있는 형태의 문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문서에는 일기, 편지, 육아일기, 개인 동영상물, 스크랩북, 사진, 캘린더, 자서전, 여행일지 등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어떤 개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녹취한 문서도 넓은 의미로 개인문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인터뷰와 녹취물은 개인문서보다는 면담자와 피면담자 사이의 대화 내용을 단지 문서의 형태로 옮겨 놓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 문서에 포함시키지는 않습니다.
공적 문서는 주로 학교, 회사, 기관, 그룹, 조직 등에서 업무와 관련하여 작성된 다양한 형태의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적 연구에서 공문은 개인문서가 제공되지 못하는 다른 측면에서의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질적 자료입니다. 개인문서는 문서를 작성한 개인의 주관적인 관점을 보여준다면 공문은 개인의 주관적이고 사적인 관점보다는 기관이나 기관 구성원의 직무와 관련성이 깊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전자문서로 작성된 공문서를 주고받아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가 확산되고 있으며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된 문서나 서류도 공문에 포함됩니다.
인공물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 공예품, 각종 가공품 및 기구, 심지어 쓰레기조차도 포함되고 있습니다. '물증'의 확보는 질적 연구자에게 연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며 인터뷰나 관찰법 등을 통해서 획득된 질적 데이터를 보충하거나 추가하는 성격의 데이터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문서 활용 시 유의할 점
질적 연구 수행에 있어 문서는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고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더라도 상당히 많은 양의 질적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 연구자들이 선호하는 자료수집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면 인터뷰 대상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그 인물이나 사건과 관련된 역사적 문서를 통하여 유용한 정보를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연구자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혹은 연구자의 방문이나 관찰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도 관찰이나 인터뷰 대신 문서를 통하여 연구와 관련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문서는 인터뷰나 관찰과는 다르게 연구자의 주관성이 적게 개입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서 작성자의 주관성은 문서 자체에 내재되어 있지만 일단 작성된 문서는 연구자에 의해 변경되거나 다르게 이해될 수 있는 경우가 인터뷰나 관찰보다 적다는 것입니다.
문서의 대부분은 연구목적으로 작성된 것들이 아닙니다. 따라서 문서의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자들은 문서가 담고 있는 정보를 왜곡하지 않고 신중하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연구에 필요한 문서를 찾았지만 문서 자체가 정확하지 않거나 진정성이 떨어진다면 질적 데이터로서의 자격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정확하거나 진정성이 떨어지는 자료를 분석하여 연구 문제를 해결한다고 가정할 때 연구의 결과 자체가 부정확하고 진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에 연구자는 연구에 적당한 문서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문서가 얼마나 정확하고 진정성 있는지를 파악한 이후 선별하여 연구에 활용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질적 연구 자료수집 방법 중 문서를 활용한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질적 연구 수행 시에 내가 지정한 연구 문제와 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보고 수집한 문서를 잘 활용하여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질적 연구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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