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수집 방법 중 인터뷰에 관하여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듯 어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채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료 수집의 방법들도 모두 완벽하지는 못합니다. 각기 방법마다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한계점을 가지고 있기에 방법에 따라 수집할 수 있는 자료의 성격과 범위도 한정되기 때문에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저는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 간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매개로 하여 자료수집이 이루어지는 인터뷰에 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의 특징
인터뷰는 오늘날 질적 연구 방법의 전통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자료수집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인터뷰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면을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취직을 하기 위한 면접,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어떤 사람들로부터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 또는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서 의사가 증상을 물어보는 활동, 교사가 학생의 관심사나 걱정 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조언을 제공하는 등의 인터뷰 장면은 우리 생활 가운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질적 연구 방법에서 주목하는 인터뷰는 친밀감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대화나, 단순한 의견과는 구분됩니다. 인터뷰는 일정한 정보를 습득하려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이란 표현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질적 연구 수행을 위한 자료수집의 방법으로서 인터뷰란 일종의 형식과 구조를 가지고 있는 대화, 또는 목적이 있는 의사소통 과정으로 규정할 수 있으며 연구자가 관심을 갖는 주제와 관련한 지식의 생산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의도적인 대화인 것입니다.
인터뷰는 연구자의 연구주제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참여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참여자의 이야기를 연구자가 획득하는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여자가 제보하는 내용을 연구자가 일방적으로 청취 수용하고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해석, 재구성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연구자가 참여자의 경험 구성에 개입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설문조사를 하는 경우에는 응답자들이 문자로 제시된 설문항목을 읽을 수 없다거나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 신뢰도가 떨어지는 응답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면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뷰는 질문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반복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으며 참여자의 응답이 모호한 경우에는 자세히 물어보기를 통해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의 유형
때로는 인터뷰의 유형과 인터뷰 질문의 유형과 혼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터뷰의 유형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뷰의 구조화 정도에 대한 이야기로서 한 회기의 인터뷰를 어떻게 구성하여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입니다. 이에 반해 인터뷰 질문의 유형은 연구 참여자와의 면담에서 제시하는 질문의 형태가 어떤 모습인가에 대해 주로 주목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시로 질문이 개방형 질문인지 예, 아니오 질문인지 등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유형중 구조화된 인터뷰는 연구자가 사전에 인터뷰 진행에 활용하기 위해 준비한 인터뷰 가이드가 매우 구체적으로 조직되어서 진행되는 형태를 말합니다. 구조화된 인터뷰는 연구자가 인터뷰 가이드에 준비된 질문들을 순서대로 정확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자 이외의 연구주제에 대해서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다른 개인을 활용하여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반구조화된 인터뷰는 구조화된 인터뷰와 비구조화된 인터뷰의 중간 형태를 말합니다. 반구조화된 인터뷰에서는 연구자가 인터뷰 가이드 혹은 인터뷰 프로토콜이라 하는 인터뷰 질문지를 사전에 준비하기는 하지만 구조화된 인터뷰에서 처럼 엄격하게 질문이 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참여자의 반응에 따라 자세히 묻기와 추가적인 질문의 가변성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연구자가 우선적으로 개방형 질문을 던짐으로써 참여자가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정리 구성하여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비구조화된 인터뷰는 연구자와 참여자 간의 인터뷰 진행이 주로 일상적 대화의 형식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연구 참여자의 답변 내용에 따라서 이어지는 적절한 질문의 내용과 형태가 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기서 인터뷰 가이드는 대화의 주제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가지고 있거나 인터뷰 가이드 자체를 준비하지 않고 질문할 커다란 주제들을 연구자가 머릿속으로만 구상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게 됩니다. 비구조화된 인터뷰의 수행을 위해서는 연구자는 연구주제에 대한 해박한 이해력과 숙련된 인터뷰 기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를 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참여자의 답변을 청취하는 가운데 적절한 다음 질문을 생각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구자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연구의 궁극적 의도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에 따라서 인터뷰 유형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연구의 궁극적 의도가 같더라도 연구 수행과정의 시기에 따라 바람직한 인터뷰 유형은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형태는 연구자의 질문내용 및 형식에 대한 연구자의 계획의 정도, 구조화된 정도에 따라 유형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다 많이 구조화될수록 계획적으로 인터뷰가 진행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비용의 절감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구조화된 질문을 하게 된다면 의도한 내용에 대해서만 인터뷰를 하게 되고 미처 생각지 못한 연구 참여자의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에 대하여 스스로 해석하고 독창적인 의미들을 청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한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알고 넘어가야 할 과제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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